페더러의 약점은 백핸드. 그리고 더 약한 것은 멘탈.
1. 타고난 실력 그러나 약한 멘탈
어렸을 때부터 페더러는 엄청난 재능을 테니스에서 보였지만, 시합을 지거나 잘 안풀리면 소리를 지르면서 라켓을 박살내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한다. 부모가 부끄러워할 정도였다고 한다.
2. 코치 카터 (영화 제목?)
그런 페더러의 정신적 약점은 카터라는 코치를 만나면서 많이 줄어든다.
그는 페더러를 베이스라인이나 서브앤발리라는 고정된 스타일이 아닌, 올코트 플레이어로 성장시키고, 더불어서 끊임없는 조언으로, 시합을 지더라도, 시합이 안풀리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다음 경기의 승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페더러에게 인식시켰다고 한다.
3. 2001년 윔블던
프로전향후 10대 중에는 최고의 실력으로 뭔가 될듯 말듯하던 페더러. 2001년 프랑스 오픈에서 8강에 진출에 사람들의 기대를 높였던 그는, 이어진 윔블던 16강전에서는 세계 1위 샘프라스를 제압했다. 후에 US오픈에서도 전설 아가시에게 16강에서 졌지만, 19살 선수의 미래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듯한 2001년이었다.
4. 2002년 슬럼프와 그 탈출의 시작
그런데… 페더러의 약한 멘탈은 계속 그의 발목을 잡는다.
2002년 호주오픈. 16강까지 순항하던 그는 다 이긴 경기에서 매치포인트를 여러번 잡았지만 결국 패배. 그리고 이어진 클레이 코트 시즌에서 당대 클레이의 최강자 쿠에르텐을 이겼던 그는, 말도안되게 2002년 프랑스 오픈 1회전 광탈.
그래도 윔블던에서는 2001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2002년 페더러는 뭔가 보여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는 1회전 광탈. 실력으로 질 수 없는 상황에서 예상보다 상대가 끈질기게 버티면, 페더러에게 멘붕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 윔블던에서 또래 라이벌들인 휴잇과 날반디안이 결승에 진출했고, 사람들은 샘프라스 이후의 황제로 페더러가 아닌 휴잇, 날반디안을 생각하게 되었다. 결정적 순간을 넘지 못하는 페더러의 멘탈은 너무 큰 걸림돌로 보였던 것이다.
그후 하드코트 시즌이 시작되고, 캐나다에서 마스터즈 대회에 출전, 또 1회전에서 광탈한 페더러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날아왔다. 항상 조언해주던 코치 카터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은 것. 당시 페더러는 몇시간동안 엄청나게 울었다고 한다. (페더러는 사실 울보.)
그리고 이 후 페더러는 달라졌다. 일단 메니지먼트 회사 IMG와 결별하고 자신의 여자친구와 부모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며 더 책임감있는 선수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때 그의 여친 미르카는 부상 때문이기도 했지만, 페더러의 정신적 멘토로 전념하기 위해 선수생활을 그만둔다.
5. 2003년 각성
페더러가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고 결과가 바로 나오지는 않았다. 2003년 시즌이 시작되었지만, 호주오픈에서 라이벌인 날반디안에게 패하고, 프랑스 오픈에서는 또 1회전 탈락.
그러다 윔블던에서 그렇게 원하고 원했던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때의 하염없는 눈물은 많은 의미가 있다.
스승의 불의의 사고를 딛고 여친의 헌신으로 정신적으로 다져진 페더러는 테니스의 황제로 등극하게 된다. 이 이후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황제 페더러 이야기 이다.
6. 강한 멘탈의 소유자 나달 등장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페더러는 테니스의 정점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어느정도 약한 멘탈을 극복한 페더러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상대들을 제압했다. 페더러의 약한 멘탈은 드러나기 매우 어려웠다. 그런데 그 와중에 페더러를 이길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던 10대 후반의 어린 선수가 있었다. 나달.
2004년 거의 지지 않던 페더러는, 마이애미에서 한 어린 선수에게 의외로 졌다. 당시에는 그 사건이 그리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그 어린 선수는 17살짜리 나달. 실력이 되든 안되는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지구끝까지 쫓아갈듯한 체력으로 도전하는 테니스.
페더러의 약한 멘탈이 나달을 상대로는 드러나기 시작했다. 상대방이 페더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고, 페더러가 편하게 플레이를 못하면 페더러는 스스로 무너진다. (2009년 US오픈때도 델뽀뜨로가 그걸 보여줬다.)
나달은 스스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을 해내는 선수이다. 그리고 왼손잡이에 엄청난 탑스핀 샷을 구사하는 클레이코트와 페더러 맞춤형 테니스.
7. 페더러의 한계 아니면 숙제
어제 호주오픈 4강경기에서도 나달을 상대로 멘붕하는 페더러가 그대로 들어났다. 나달이 달라진건 없었다. 지속적인 페더러의 백핸드 공략. 페더러는 1세트때는 준비해온대로 역시 나달의 백핸드로 공략을 해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위너가 계속 다시 돌아오자, 멘붕이 시작되었다.
생각없이 치는 테니스. 이런 상황에서 페더러는 기회가 오면 명품샷인 인&아웃(역크로스) 포핸드를 날린다. 지구상 모든 오른손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조코비치에게 마저도) 그러나 빠른 나달은 왼손잡이. 이 역크로스가 엄청난 탑스핀을 먹고 크로스로 또는 다운더라인으로 들어온다.
왜 백핸드로 보낼 생각을 안할까? 왜 극단적으로 위너를 날리려고 할까? 조코비치가 답을 보여줬는데. 성급한 위너보다는 아주 아주 조금씩 나달을 압박해야한다. 체력과 민첩성에서 자신감이 있으면 가능한 전략. 페더러는 그만한 체력과 민첩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참을성이 요구되는 아주 조금씩 압박하는 테니스를 구사하지 못한다. 물론 덕분에 부상없는 테니스를 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상대방이 끈질기면 질려버리는 정신력. 그리고 이어지는 멘붕. 페더러는 분명 최고의 선수이지만 나달과 단둘이 비교하면 나달이 낫다.
페더러는 모든것을 다 가진듯하지만, 약한 멘탈을 가졌다. 그때문에 약간은 뒤늦게 황제에 올랐고, 그 때문에 심하게 질려버린 나달을 이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